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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터널 선샤인

코코9999 2022. 12. 6. 09:18

이터널 선샤인
너무 기대가 컸나..



사랑학 지침서 격으로 여겨지는 명화라서
벼르다 겨우 짬 내서 봤는데

시간 아끼려고 1.2배속으로 급히 훑어 그런지 감동은 커녕 중간중간 졸기까지 했다

아픈 상처를 잊게 해주는 '라쿠나 사' 설정이나
초반 복선이 있고  다소 혼돈스러운
인물 간의 갈등이
결국은 내면의 발로였음을 깨닫게 하는
신선한 플롯은 마음에 든다

코믹 이미지 강한 짐 캐리의 낯선 진지함과  
영국 본토박이 향기 물씬 나는
케이트 윈슬렛
두 배우의 부조화 속 케미 또한
묘한 매력으로 느껴지나

역시 영화는 사전 정보 혹은 일말의 기대치도 없이 보는 게 정석

'망각한 자에게는 복이 있나니 자신의 실수조차 잊기 때문이라'라는 니체의 명언은 건졌네

적당한 기억 상실은 필요하다
망각은 축복이라는 말도 일정 부분 동의하므로..

허나 등장하는 두 커플은
예외 없이 인위적인 강제(물론 스스로 선택했지만)망각을 극복하고 사랑으로 회귀한다

'사랑은 위대하다'라는 달달한 대리만족감이 아닌
인생이라는 요리는 늘 간 맞추기 어렵고
왕소금을 퍼부어도 맹탕이 되기 십상인가..라는 씁쓸한 자조만 남는다

2005년 작품을 이제서야 보고 뒷북은 암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