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꺼풀 수술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다
상담심리학 공부를 시작한 동기는
그 누군가와 상담한다기 보다
'나'를 먼저 알고 싶은 연유였다
누구나
심리학 첫장을 펴면
낯선 용어들은 차치하고
통과의례인
'나'의 내면 들여다 보기를 거쳐야 하는데
천국에 닿기 전
지옥과 연옥을 유람하는 단테의 그것만큼이나
당혹스러운 체험일 수 있다고 한다
자신을 알기 위해
가슴 밑바닥에 꾹 눌러 뒀던
다양한 경험과 기억 속의 감정들을
끄집어 내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울지 않는 이를 보지 못 했다
복잡한 이론들은 정확히 이해할 수 없지만
결국 하나 깨달은 것은
사람들은 대개
스스로 극복할 수 없는 '절대고독'과 싸우며
냉탕과 열탕을 바지런히도 오가는
여인네들의 나신처럼
'자기연민' 혹은 '자기기만'의 수렁 사이를
쉴 새 없이 왕복하며 허우적거리다
실오라기 하나 없이 허무하게 지는 게
삶이지 않을까..하는 허망한 그림자
오랜 시간
존재의 뿌리까지 흔들어대던 바람은
외모에 대한 열등감였지 아마도
나 역시 자기연민을 박차고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자기기만의 동아줄을 잡기로 작심
그래서 30년 간 고민했던 그것을 결행하려는데
꼭 해라 얼른 해라
절대 하지 마라
여전히 주변인들 반은 권유하고
반은 만류하니
더 혼란스러웠다
ㅎ
이런저런 일들에 시달리다
홧김에 엉겁결에 해버리기는 했지만
사후 반응도 같다
반은 왜 했냐
반은 잘했다
이건 뭐지?
ㅎ
범생이 같은 순수한 눈매는 잃었지만
센 언니 같은 카리스마는 얻었다나
냉혈한 같은 표독스러움을 버리려고 했는데
더 차가워 보인다니 걱정되지만
이제 겨우 4주 지났는데 뭘..
기다리면 나아지겠지
시간이 흐르면 많은 것이 떠나지만
시간이 약일 때도 있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