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마약이다
설렘주의보
왜일까
왜 아직도 설렐까..

내일 아니 오늘도 새벽 라운딩 있는데
잠이 안 온다
겨우 4시간 남았어 자야지..
오후에는 10시까지 수업도 있잖아
그런데 의식은 더 선명해지고
매번 왜 잠을 설치는지 생각하느라 잠 못 이루는 아이러니한 지금
어차피 멀뚱멀뚱 눈 뜨고 있을 테니
원인 분석을 하자
...
수영, 요가, 헬스, 재즈 댄스 등
모든 운동 2개월 만에 포기
골프만 3년째
30분 동안 200개를 죽어라 치고
연습장 열심히? 다녀도
타수는 줄지 않고 진전이 없는데
여전히 매료된 이유는 뭐지
13시간 수업해 넉다운돼도
다음날 필드 나가면 기운이 샘솟는 까닭은 또 뭘까
???
오늘 답을 찾은 것 같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ㅋㅋ)
!!!
매트와 티박스, 러프든 페어웨이든
암튼 거기에 튼튼한 두 다리로 우뚝 서면
나는 비로소 한 사람이, 한 여자가 된다
엥?
누구의 엄마, 아내도 선생님도 아닌 나
재미없는 단정한 옷차림이 아닌
평소 주위 시선을 의식하느라 입을 수 없는
강렬하고 컬러풀한 짧은 치마, 반바지를 입고
10대들이나 신을 법한 니삭스에 모자도 눌러 쓴다
가끔은 초딩들도 꺼리는 땋은 머리를 하고
''뛰지 마. 자네 나이에 뛰면 숨이 차서 샷 못해''라는 핀잔을 들어도 헤벌쭉 웃으며
꽃 꽂은 여자마냥 넓은 잔디 위를 방방 뛰어 다닌다
움하하하
그 순간 나는 해방되나 보다
굴레들과 강박으로부터..
모든 시름을
눈물나게 청량한 바람결에
다 날려버리나 보다
40대가 아닌 10대?
음..(고건 좀 아니고~)
적어도 30대 초ㆍ중반 즈음의
영혼을 장착하고
아이처럼 많이웃고 많이 먹고 에너지 발산~
잃어가는 동심을 재발견하는 순간이지 싶다
무엇보다 좋은 사람들과 공유하는
색다른 시간들이어서 행복하고
체력장 공 던지기 2m 보내던 내가
160m는 너끈히 날리는 쾌감은 덤~
골프는 마약이다
생각 많은 아줌 ㅎ
할 말이 더 있지만 빨리 자야하니 후딱 대충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