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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하는 저녁 ㅡ에쿠니 가오리
코코9999
2022. 12. 11. 10:13
낙하하는 저녁ㅡ에쿠니 가오리
나름 풋풋했던 20대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를 읽고 문화적 충격을 받은 기억은 40대가 훌쩍 지난 지금도 쉽게 가시지 않는다.
가깝고도 먼 나라
코쟁이들은 구분조차 못 할 만큼 비슷한 외모를 가진 일본과 우리네의 정서적 괴리는 거의 대척점 수준일 듯
뭐지 이건?
또 걸려들었어
이 불편함은 뭘까 싶으면서도 결국 단숨에 읽어낸다.
다케오와 리카, 하나코는
너이기도 나이기도 우리이기도 하다.
금세 눈물이 터질 듯 먹먹하다가도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그들의 세계관에 혀를 내두른다.
한껏 리카, 하나코에 다케오와 주변인들에게 이입됐다가도 냉수를 벌컥 들이키고 싶어질 만큼 갑갑하다.
모두에게 상처를 주지만 모두에게 사랑받는
하나코처럼 살아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내심 그녀가 부러웠나...
일본에 4번 다녀왔는데
소름돋도록 암울했던 현지인들의 일상과
닮은 듯 다른 소설 속 인물들의 처연한 무기력이
빈 가슴을 맴돈다.
소설을 읽으면서 혼자만의 캐스팅을 해보곤 하는데
ㅎㅎ
하나코는 아이유가
리카는 김지수가 떠오른다.
다케오는 글쎄..딱히 ㅋㅋ
하나코는 그녀다운 선택을 했고
내 저녁은 이렇게 채워져간다.
(낙하가 아닌 안정적인 착륙이기를 바라며..)
우리는 무엇을 잃고 살아가는 걸까
되돌아보게 된다.
또 이런 허망함도 나쁘지 않다.

